<전국농민회총연맹 성명서>
정보화사회의 국가보안법, 인터넷내용등급제를 폐지하라!
지난 2000년 7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
된 이후 2001년 11월 1일 인터넷내용등급제가 시행되면서 단체사이트와 개
인사이트 구별없이 국가검열통제에 의한 피해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
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인터넷내용등급제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
를 제한, 사전 검열하고 인간의 양심과 사상에 등급을 매기는 정보사회의
국가보안법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정보이용자와 정보
제공자의 자율이라는 부분을 내세워 검열을 정당화하고, 시민사회단체의 참
여를 가로막는 기만적 국가검열 집행기구에 다름아니다.
인터넷내용등급제의 핵심은 '등급을 다는 것'이 아니라 '차단 소프트웨어
를 까는 것'이다. 전국의 피씨방,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 '청소년에
게 유해한 사이트를 걸러낸다'는 명분으로 차단 소프트웨어의 설치를 강제
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와 인터넷 접근권을 중대하게 침해할 것이다.
문제는 또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제작하여 시험배포하고 있는 차단 소
프트웨어 자체에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등급을 달지 않은 미등급 홈페이지
를 기본적으로 차단한다. 즉 '청소년 유해 매체물 차단 소프트웨어'는 유해
물이 아닌 경우조차도 '그 해당 등급'을 표시하지 않으면 볼 수 없게 하
며, 홈페이지가 차단되지 않으려면 <청소년에게 유해함> 혹은 <청소년에게
유해하지 않음>이라는 등급을 달아야만 한다. 주 이용대상이 청소년이 아니
고, 인터넷내용등급제에 반대하면서 인터넷등급을 매기지 않는 전국농민회
총연맹의 홈페이지나 여타의 사회시민단체의 홈페이지조차도 기본적으로 차
단되는 것이다. 이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온라인을 통해 농업농민문제에
대해 알 수 있는 길을 차단시키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사상과 표현의 자
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것이다.
인터넷은 공권력이 과거와 같이 사전 검열을 할 수 없는 새롭고도 강력한
미디어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인터넷내용등급제는 기술적인 방식으로
인터넷을 차단하여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국민의 인터
넷 접속권을 차단하고 통제하는 행위일 뿐이다.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통제
와 감시를 위해 기술적인 방식의 검열, 명분상 '자율적'이고 시장과 결탁하
는, 새로운 검열 방식에 불과하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국민의 알 권리를 기본적으로 가로막는 이와 같은 인터
넷내용등급제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비판을 표한다.
청소년보호라는 명분으로 민중의 인터넷 접속점을 사전에 차단하는 반인권
적, 반민중적 인터넷내용 등급제를 즉각 폐지하고 정보사회를 감시, 검열
체제로 몰아 넣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당장 해체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보통신부 장관은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01. 12. 4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광훈(鄭光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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