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6일 개최되는 토론회 <정부의 인터넷 내용규제와 표현의 자유, 무엇이
문제인가?> 의 발표문입니다.
* 각주, 표, 그림 등 전체자료는 4114 번 첨부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건의 상황과 그에 대한 견해
김인규 / 비인중학교 교사·미술작가
1. 검찰과 언론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 가까이 되어간다. 과연 어찌하다 사태가 이지경이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나는 사태가 이렇게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돌이켜 볼 때 현 사태의 책임은 일차적으로는 언론이 져야 할 것 같다. 사태를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단지 제보자의 말만 듣고 성급하게 보도한 언론의
황색주의가 일단 그 책임이 있다. 그러나 그 책임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검찰에
있다. 그런 선정적인 가십거리라는 것이 검찰의 긴급체포라는 행동이 없었으면, 그
저 한때의 해프닝으로 그치고 말일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그것을 법의 심판으로
끌고 감으로서 사태를 확산시키고 왜곡하였다.
나의 사건의 핵심은 결코 흔히 말하듯이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출발부터가 과연 교사로서 적절한 행동이냐 아니냐의 문제였을 뿐이다.
처음 문제제기 했던 일부 학부모들의 요구도 교육적인 문제였을 뿐이다. 나에게
삭제요구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것은 지금 각종 게시판에서 전개되는
논의가 교사로서의 자질문제로 국한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그것이 입증된다. 처음
방송이 나간 후 그런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때문에 잠시 외설이냐 예술이냐의
시비가 일었으나, 대체로 나의 사이트가 알려진 이후에는 그런 시비가 사라져
버렸다. 즉 시간이 지나고 흥분이 가라앉자 사태의 본질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검찰의 판단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그들이 처음 사태를 어떻게 왜곡시켰는가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렇다면 검찰은 나의 사건을 왜 그렇게 몰고 갔을까가 나에게
생기는 의구심이다. 내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핵심지점은 이점이다.
나는 이에 대해 검찰의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느낌이이다.
검찰심문과정에서도(사적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나의 사이트가 예술사이트라는
것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것은 바로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의 문제이며, 나를 허용하는 것이 그들이 상정하고
있는 통제라인의 붕괴를 뜻한다는 불안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측면을 내비쳤다. 혹
이런 상상을 해본다. "교사조차도 인터넷에 음란물을 유포한다. 인터넷 그거 그
정도로 위험한 것이 아닌가!" 그들이 인터넷상의 표현의 통제를 위한 여론몰이를
위해 나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나는 청소년의성보호법에관한법률 제8조 제1항, 전기통신기본법 제48조의2,
형법 제40조, 제38조, 제37조의 위반으로 검찰에 의해 기소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2.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이번 사태에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태도는 끝까지 기회주의적이었다. 그들이
나의 사이트에 고발을 접수받고 이에 조치를 한 것은 대략 2주 정도였는데, 언론에
보도가 되고 긴급체포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제대로 심의과정을 밟지 않고
담당직원이 서둘러 부적합 판정을 하여 한국통신에 공문을 보내 삭제토록
하였다가,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바로 재심의를 하여 적합 결정을 하고 복구조치를
하여 그것을 피했다. 물론 그들은 복구를 하면서 5점 정도의 작품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하여 청소년 이용제한 조치를 하라고 했다. 그들은 여론의 비난은
피했지만, 끝내 예술사이트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현재
해당작품은 자진 삭제하였고 이용제한조치 취소요구를 해 놓은 상태이다.
3. 학부모와 교육청
사태가 발생하기 전 나의 입장은 나의 작품을 절대로 삭제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미술교사인 이상 학부모와 함께 해야 한다고 믿었고, 그러하기
위해서라면, 작품의 삭제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나는 분명히 학교장과
장학사에게 학부모 총회를 소집하여 소명의 기회를 줄 것을 요청하였고,
장학사에게 설문조사를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학부모회장이나
장학사로부터 거절당했고 무조건 삭제를 강요받았다. 나는 예술활동이라는 것이
그렇게 강압적인 방식으로 좌우될 일이 아니라는 뜻을 밝혔으나, 그들은 그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거기에는 다른 견해란 발붙일 틈이 없었다. 일단 예술에
대한 이해는 그만두고라도 다른 견해를 토론을 통해서 해결한다는 생각은 자리잡을
수 없었다. 현재 검찰이나 교육청의 대처방식은 바로 그런 독단적인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표현의 자유는 차이를 인정하려고 들지 않는 그런
사고방식에 의해서 억압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중재하고 합리적인 해결로 이끌 수 있는 학부모층이
분명히 있었다. 아마 문제의 해결을 스스로의 해결과정에 맡겼다면, 학부모회의를
통해서 학부모와 나의 대화가 진행되면서 정리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개입은 그럴 기회자체를 봉쇄하고 말았다.
나는 현재 학교장으로부터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의무), 제57조(복종의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의무)의 위반으로 중징계가 요구되어 있으며,
충청남도서천교육청 교육장으로부터 직위해제 되어 있는 상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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