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최승훈 님의 글에 허접한 글을 써서, 한동안 의기소침(?)해 있었습니다.
^^;;
이 글은 최승훈 님의 글에 대한 답변이 아니고요... 관련이 있긴하지만...
오늘은 약간 다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죠.
사람들은 곧잘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양식과 다른 것을 보면,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기가 쉽습니다. 더욱이, 그 양식이 오랜 기간 동안 일반화되어 온거라면
더욱 그렇죠.
그런데, 그 배척의 방식이 종종, 성문법에 끼워져 있는 것이 있습니다. 즉, 다른
사람의 헌법적 권리를 훼손한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없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경우죠.
이런 경향은 어떤 공동체적 윤리나 종교적 윤리 같은 가치관이 법률과 많이
혼재되어 있는 국가일 수록 많이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게 코란이 법전 역할을
하는 중동의 여러 국가죠.
그러나, 우리나라의 법은 굉장히 연역적인 유럽의 법체계를 모델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데도, 헌법의 기본적 원리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 윤리적 판단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은 거의 사문화된(없어졌나요?)
음화단속법(? 이름이 정확한지는... ^^) 같은 게 있죠. 쉽게 말하자면, 포르노를
유통시키거나 하면 처벌되는... 그러나, 포르노를 유통시키는 건, 타인의 헌법적
권리를 훼손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포르노를 보고 싶어하는 수요자와의 일종의 계약 및 거래일
뿐이죠.
항상 어디에서나 첨예한 쟁점이 되는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우리나라의 어떤 법률에도 동성애를 금지하는 것은 없습니다.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사실 동성애 자체는 불법이 아니되, 사실상 불법취급당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보호법의 시행령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 규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거기엔 동성애를 표현하는 것이 <유해>하다고 규정하고 있죠. 그리고,
사실상의 국가심의기구인 정통윤의 애매모호한 정보통신윤리지침 같은 곳에도 슬쩍
끼워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역시... 어딘가에 슬쩍 슬쩍... 끼워져 있습니다.
동성애사이트가 폐쇄되는 건, 명목은 <유해>하기 때문이되, 실제로 당하는 건
<불법>취급을 당하는 거죠. 이미 알고 계시는 대로, 국민의 기본권은 법률에
의하지 않고서는 제한받지 않습니다. 그러니, 단지, 문자 그대로 <유해>하다는
것만으로는 법률적 제한을 받을 근거가 없습니다.
그러나, 동성애사이트의 폐쇄는 정말로 끔찍한 기본권 침해죠. 다시말해, 사실상
<유해>한 것을 넘어서, <불법>취급을 당하는 겁니다.
(재미있습니다. 동성애는 합법이지만, 동성애를 표현하는 것은 불법이다. 헛.)
지금의 상황... 순식간에 여러 사이트를 폐쇄시키는 정통윤의 광기어린 가위질은
<유해>를 <불법>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의 핵심은 개개 인간의 관점에
따라, 제각각으로 받아들여지는 <유해>의 기준을 국가가 획일적으로 정하고
규제하는 데에 있습니다.
제가, 최승훈 님의 글... 중 유해정보와 불법정보를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 것은, 아마도 최승훈 님의 의도와는 좀 다른 방향에서였을 겁니다.
(어떤 면에서는 같을 수도 있겠지만...)
덧글. 선진국가건설 님의 글을 읽고... 확실히... 최승훈 님과의 논쟁은 네버엔딩
스토리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이야기할 것이 남은 것
같군요... 특히, PICS 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또 덧글. 섹코... 지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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