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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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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4871
글쓴날 : 2001-09-02 13:01:09
글쓴이 : 이동하 조회 : 317
제목: 최승훈 님의 글들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

오늘, 게시판 소식을 작성하면서, 최승훈 님이 선진국가건설 님의 글에 답변을 쓴
것을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읽어봐도 그런 정도의 글은 정통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군요... 정통윤이 음란시 하거나, 혹은 불온시 하는 기준의
황당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에... 시정권고 절차나 법,제도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시다뇨... 

그런 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법, 제도적 상황이 구체적인 인간의
기본적 행복을 박탈하는 상황에 분개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한 눈으로 봐서, 광범위한 의미에서 관료주의적인 그런 시각이 최승훈 님의
사고방식에 녹아 있다는 것을... 저와의 토론과정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청소년에게 수용될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 또한 굉장히 관료주의적인 발상입니다. (아니, 그렇다면, 저는
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겁니까?) 차라리, 국민을 통제하려는 것이
국가권력의 속성이라고 말하는 편이 훨씬 더 정직합니다.

어느 청소년도 그런 식으로 보호받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어느 청소년도 자신에게
부과된 수많은 금지의 리스트로 행복을 느끼지 않습니다. 쓰렉 님 처럼 저도
청소년 시기를 지난 지 꽤 되었지만... 사람 취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 사람을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머리가 둔해지진 않았죠.

약간, 빗나간 이야기이지만... 작년엔가, <청소년성보호법>이라는 것이 시행되기
시작했을 때에도, 저는 그 법률명에 깔린 발상의 천박함을 한탄했었습니다.
청소년의 성을 단지 보호(사실은 금지)해야할 대상이라고 보는 시각은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가하는 성폭력을 규제하는 얼마간의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더
주요하게는, 청소년이 자신의 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자기결정권을 박탈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은 자신의 성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할 수가 없고, 단지 법과 제도가 보호(?)하는 대로만 맡겨둬야하는
겁니다.

즉, 청소년에게는 성욕이 없다고 간주되는 거죠. (이건 절대적으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입니다. 다만, 국가정책과 법전에서만 사실이죠.)


제가 보기엔 <통제와 자율성>주의자 혹은 <베버주의자> 혹은 <합리적 규제주의자>
(?)로 파악되는 최승훈 님의 생각에 반박하기 위해서, <합리적
무정부주의자>로서의 제 사상을 대별시켜서, 사상논쟁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어쩌면, 최승훈 님은 자신은 그런 사상이 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다만, 최승훈 님의 생각이 너무 완고한 나머지, 그에 대한 비판의 근거에 대해
너무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PICS가 그 기술적 장점을 이야기하기에는, 여전히 이전의 등급제와 유사한
사회-정치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제 말에 대해서는, 별 말씀을 안 하시더니,
뜬금없이, PICS와 다른 등급제를 혼동한다고 말하시다뇨... 저는 여태껏, PICS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최승훈 님이 갑갑해하시는 부분(저로서는 그다지 납득할 수 없지만...)
만큼이나, 저도 최승훈 님에 대해 갑갑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논쟁이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한 것에서부터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겠구요...


음... 지나가는 생각이지만, 최승훈 님이 PICS가 바람직한 규제모델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도입하는 적극적인 데까지 제가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좋은 생각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실질적인 국가기관인) 정통윤이
PICS 의 장점 어쩌구 하는 것은 거의 넌센스에 가깝습니다. 특히, 너무 관료적인
생활을 한 나머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조차 잘 알 수 없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농담에 가깝죠.

그러니, 최승훈 님이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려면, 정통윤이 아니라, 민간
컨소시엄이나, 혹은 (진짜) 민간단체를 결성하고(가능하다면...)  PICS의
도입여부를 고려하시는 편이, 훨씬 진지하게 보일 겁니다. 저는 물론, 반대편에
서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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