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립니다 의견게시판 뉴스클리핑 서명게시판 자료실 English

첫화면 | 인트로화면달기 | 배너와로고달기 | 메일링리스트 | Hot Issue | 운영자


의견 게시판

국가권력과 상업적통신망의 검열과 검열에 맞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의견을 소통하고 논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갑시다.

 

> Free게시판 운영원칙


번호 : 5045
글쓴날 : 2001-09-24 22:56:19
글쓴이 : 이동하 조회 : 219
제목: [펌/한겨레] 보이지 않는 공익보다 창작의 자유

지난 8월 30일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사전 검열'이란 논란을 빚어온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상영등급 분류
보류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에서도 검열을
둘러싸고 무려 일년 이상 시비를 빚어온 영화 하나가 극장에서 재개봉되는 일이
있었다.
비르지니 데팡트·코랄리 트랭 티 감독의 <베즈 므와>라는 영화로 2000년 6월 28일
`16살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받고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그러나 프랑스 최고
행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극장 상영 비자가 취소돼 (과도한 성적 표현이 그
이유인데 이에 대해 행정재판소는 `도덕적 질서'라는 표현을 썼다) 이틀 만에
간판을 내렸다가 프랑스 영화 등급 기준을 변경하는 일종의 `해프닝'을 치른 뒤
지난 8월 29일 프랑스의 40여 개 극장에서 재개봉되었다.

당시 이 영화에 내려진 상영 비자 취소 판결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싸고
많은 사람들의 정치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우선 이 영화를 상영하던 극장인 MK2
사장 마랭 카르미츠와 1999년 대담한 성적 묘사로 세간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영화
<로망스>의 감독 카트린 브레이야는 즉각 이 판결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프랑스
감독협회도 적극적인 항의와 함께 등급기준 변경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당 소속 하원의원 2명도 2000년 7월 5일자 <르 몽드>에 판결을
내린 재판관들의 `주관적인 관점'을 비난하는 글을 실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자, 프랑스의 영화분류위원회는 기존의 등급기준을 고쳐 이 영화를 `18살
미만 관람 불가'로 판정내림으로써(이전에는 `16살 미만 관람 불가' 다음에 `X'
였는데 X등급으로 분류되면 일반 극장에서는 거의 상영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1982년 이후 폐지되었던 영화 등급 기준인 `18살 미만 관람 불가'를 이번 계기에
부활시킨 것이다) 일반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조처해 주었다.

상영 비자 취소 판결이 내려진 지 7개월이 지나 이미 비디오로도 출시된 이 영화가
1년 2개월이 지나 굳이 극장 상영을 재시도한 이유와, 겉으로 봐서는 사실 포르노
영화와의 근본적인 차이를 인식하기 힘든 이 영화를 프랑스 전 영화인들이
지지했던 까닭에는 30년 전 힘겹게 얻은 `검열로부터의 자유'를 (1974년 지스카르
데스탱 정권이 들어서면서 검열을 완화하기 시작했고 1981년 자크 랑이 문화부
장관에 취임하면서 장면 삭제와 전면적인 상영 금지 조항을 폐지함으로써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게 되었다) 다시금 침해받는 위험한 계기를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프랑스처럼 성적으로 열린 국가에서도 이처럼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창작 자유 보호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검열상의 미묘한
문제가 야기된다는 게 다소 신기했지만 이 사건에서 돋보였던 건 창작의 자유에
대한 프랑스 영화인들의 본능적인 수호 의지와, 그 피해가 정확하게 보이지 않는
공공의 이익보다 작가의 항변을 존중해줌으로써 개인의 창작 자유를 최대한
보호하려는 분류 위원회의 태도였다.

파리/ 박지회, 파리3대학 영화학과 박사과정


글쓰기 답글쓰기 수정하기 지우기
 
홈으로 이전글 목록 다음글
Copylefted by JINBO.NET

첫화면 | 알립니다 | 의견게시판 | 뉴스클리핑 | 서명게시판 | 자료실 | 운영자 | English

정보통신 검열반대 공동행동 * no copyright! just copy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