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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5171
글쓴날 : 2001-10-18 10:00:30
글쓴이 : 로린마젤 조회 : 693
제목: '싸가지 없는' 청소년들을 '관리'하려는 사회-말

[칼럼]  참교육 한소리
 2001-9-18 김인규  

‘싸가지 없는’ 청소년들을 ‘관리’ 하려는 사회  
 

 
김인규 - 서천 비인중학교 미술교사 (직위해제중)

인터넷 홈페이지 누드사진 게재 사건에서 중요한 관심사는 무엇보다 청소년의
보호에 관련된 사항이었다. 검찰에서도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의 문제를 중심적으로
거론했으며, 각종 논란도 교사로서 적절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고 보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청소년의 탈선과 보호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심 화두로
떠올랐다. 자살사이트니 폭탄사이트니 하는 선정적인 보도가 최근 언론을 달궜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인 것 같다. 청소년은 분명히 성인에 비해 사회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으니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나 특히 나의 사건을 접하면서 그것의 과잉 또한 아주
우려스러운 것일 수 있음을 확인한다. 

보호란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역으로 나쁠 수도 있다. 미국이
인디언 보호구역을 정했을 때 그것이 인디언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것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그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인디언에게 나쁜
의미였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우리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딱지가 붙었든 붙지 않았든
간에 학교에서 단체관람하는 영화가 아니면 보지 못했다. 만일 보다가 걸리면
정학처분을 받았으니 말이다. 그것도 분명히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이유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군사정권시절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금도 청소년(학생)들은
아주 제한된 삶을 살아야 한다. 머리는 일정한 길이 이상으로 기를 수 없고, 특히
학교에 가면 의복에서부터 장신구까지 일체 제한을 받아야 한다. 만화책은 물론
심지어는 소설책까지도 금지당한다. 아마 그것도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보호란 뒤집어 보면 제한조치이다. 그런데 보호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은 때로는 그
제한을 즐기기도 한다. 그것을 통해 청소년에 대한 성인의 지배권력을 확인하고 그
권한을 강화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그들에게 청소년의 권리는
안중에 없으며, 그들을 관리하는 데만 열을 올린다. 그리고 청소년이 말을 안
들으면 요즘 아이들은 ‘싸가지’가 없다고 한다.

이번 나의 사건은 어른들에 비해 청소년들이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른들 말대로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판단할 줄 모르는 미성년자라서인가. 그래서 그들이 경솔하게 판단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더더욱 청소년들을 통제해야만 한다. 아마 청소년들은 그것을
감당하려 하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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