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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5251
글쓴날 : 2001-10-29 09:57:44
글쓴이 : 이동하 조회 : 356
제목: [펌/한겨레] 청소년보호 법망은'숭숭' 규제는'펑펑'

청소년보호 법망은'숭숭' 규제는'펑펑'

최근 정보통신부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 운영이 중단되었다. 청소년 유해사이트에
대한 등급표시 및 차단소프트웨어 설치 의무화에 대해 네티즌과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이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에서는
청소년을 음란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처라고 주장한다. 청소년
보호라는 중요한 목적을 위해서는 자율규제보다 더 강력한 조처를 취하는 것이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인터넷상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는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바로 이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개인정보는 막대한 시장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식되어 현재 그 수집과 사용이
심각한 수위에 이르고 있다. 올해 초 교육인적자원부, 한국통신, 정보통신부에서는
전국 초중고교에 인터넷 회선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그 대가로 학생과 교사를
관련 상업 사이트에 가입하게 하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교육적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전국 수많은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도록 부추긴
셈이다.

어린이들이 개인정보를 이용한 범죄나 무분별한 마케팅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통제하는 강력한 입법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어린이의 프라이버시에 대해서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더욱 철저히
보호하고 있으며, 심지어 부모에게조차도 자식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출할 권리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정보란 일단 유출되면 이미 쏟아진 물처럼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입법이 필요한 분야는 아직 미비한 채로 남겨두고,
최소한의 볼 권리를 위해 자율규제가 필요한 부분에는 오히려 강력한 단속을 하려
한다. 국가에서 청소년들이 상업적 이해관계에 의해 희생되도록 방치하면서 이들이
무엇을 읽고 보는지만 감시하는 동안, 인터넷에서 청소년은 거래의 대상, 통제의
대상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유해 사이트를 둘러싼 논쟁을 지켜보며 진정 어린이와
청소년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길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우지숙/서울여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paw@s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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