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그간의 상황을 설명해 드리는 것이 이해가 빠를 것 같아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간단하게 '보고' 드리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997년 6월에 개설된 한국 최초의 동성애자 웹커뮤너티인 엑스죤은
지난 2000년 8월,
웹마스터는 아무런 이유나 정황도 모르는 채 정통윤에 의해 일방적으로
'음란싸이트'라는 지목을 받고,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되었습니다.
고시의 사실을 웹마스터가 처음 인지한 것은 그로 부터 일년 후 '인터넷 등급제'를 반대하는 회의석상에서 공개된 문서를 통해서 였습니다.
가장 먼저 고시 사실을 알아야 할 웹마스터에게 일년이 넘도록 왜 아무런 통지나 권고가 없었느냐는 '심의처리방식에 대한 문의'에 정통윤은 '고시를 웹마스터에게 알려야 할 의무는 자신들에게 없다. 법이 그렇다.'라는 대답이었습니다.
뒤져보고 나니 별 해괴한 법도 다 있더군요...^^
늦게나마 '재심'을 요청하자 그것마저 상세한 이유나 근거자료의 제시도 없이 그저 '음란'하니까 라는 이유로 기각시켜 버렸습니다....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웹마스터 입장에서 추호라도 음란하려고 했다면 저들이 그토록 우기니까
'들켜 버렸네~ ㅋㅋㅋ' 하는 심정으로 어느 정도 수긍을 하겠지만...
사용자들 조차도 '수녀원', '결벽증' 운운하던 싸이트를 끝까지 '음란'하다고 떼를 쓰는 이유를 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어떤 어떤 것들이 구체적으로 음란한 것이냐는 저의 순진무구한 질의에는 아직까지 일언반구 대답도 하지 못하는 정통윤...
단지 청보법의 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인 '동성애'컨텐츠이기 때문이냐는 질의에는 '정통윤의 심의기준으로는 성적지향의 차별을 하지 않지만, 앞으로도 청보법의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에 따라 동성애싸이트는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계속하여 지정할 것이라'는...
뭔소리진지~ 원~ 앞엣말을 허지를 말든가~
도대체 무엇이 '음란'한 것인가라는 명확한 기준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고, 저 윤리 박식한 정통윤조차도 대답을 하지 못하고...
또 어느 누구도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고 있지만...
엑스죤은 정통윤에 의해 끝까지 음란한 싸이트로 몰리다 못해 이제는
정통윤 말 안 따르면 추운 겨울에 감옥에 가두거나^^, 경제도 어려운데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때릴 것이라고 공식적인 협박을 받은 상황입니다.
여기까지가 등급제와 엑스죤이 얽힌 그간의 사연입니다.
엑스죤이 자진폐쇄에 들어간 것을 놓고 여러가지 의견들이 돌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소중한 의견들을 중심으로 제 생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이론이 있으신 분들은 부디 저에게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1. 자진폐쇄만은 안된다. 다시 문을 열어라.
우리의 호프 이동하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서 심각하게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정통윤은 그동안 그들 나름대로는 많은 공을 들여가며 그들의 주력사업인 인터넷 등급제를 추진해 왔습니다.
예산이 투입된 기관의 사업은 반드시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일개 개인홈페이지인 엑스죤에 밀리거나 그들의 실수를 스스로 인정한다면
그들은 존재의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들은 엑스죤이 등급제에 따라 줄것을 종용할 것입니다.
만일 등급제를 따르지 않으면 그들이 협박한대로... 등급제의 본보기로...
엑스죤에 현행법이 허용하는 가장 무거운 조치를 내릴 수도 있습니다.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행동하고자 하는 '내 자유'를 위해서라도 엑스죤에 시꺼먼 대문하나 달아 놓는 것에 대한 가치를 저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이 폐쇄지 폐쇄가 아닙니다.
개설자인 저와 수 많은 동성애자들이 함께하여 4년이상 일푼의 영리없이 가꿔 온 엑스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단 한 장의 html파일로 대체한 것 뿐입니다. 그 한 장의 대문에 마저도 전자적 등급표시와 청소년유해매체물딱지를 붙히고, 성인인증장치를 설치하라고 우겨댈지...
만일 그렇게 된다면... 희대의 코미디가 한편 만들어 지는 꼴이 되겠지만....
지금까지 저질러 온 그들의 사업수준을 고려해 볼 때...
음~~~ 현재로서는 그게 제일 궁금합니다.^^
2. 달라면 달고, 성인용으로 혹은 회원제로 하면 될꺼 아니냐?
저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컨텐츠의 회원제에 반대합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한 상업성의 특수한 컨텐츠가 아닌 이상 굳이 회원제니 인증제니 하는 복잡한 절차를 설치하는 것은 공해이며, 특권입니다.
인터넷에 올라 온 모든 정보는 자유롭게 공유되어야 합니다.
해당 정보의 유해, 유익, 필요, 불요의 판단은 오직 이용자의 몫이어야 합니다.
엑스죤이 성인인증장치를 달고 청소년의 출입을 일체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회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개설이래 '대화방'문제로 시끄럽던 때 말고는 고려해 본 적이 없습니다.
누구든 들어와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 가고, 남길 수 있으며...
누구든 엑스죤이 필요할 때는 아무런 절차없이 들어 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애초 개설취지 였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자들에게 인증을 위하여 자신의 솔직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조금 지나치면 본의 아닌 '협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뭐 먹고 살일 났다고 자기 개인정보까지 일일이 고해 바치면서 엑스죤 들어오겠습니까?
'누구나'의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지나쳐 그 북적대던 대화방도 폐쇄시켜 버리고, 개설이래 줄곧 이용자들로 부터 지나친 관리자의 삭제권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아냥까지 들어 온 엑스죤입니다.
혹여 내 자식들이 보아도... 내 조카들이 보아도 한 점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싸이트로 만들고자 애써 온 지난 시간들이 아까워서라도...
또 지금까지는 글을 올리지는 못하는 제한이 있었지만, 그나마 엑스죤을 의지하고 자신들의 편안한 공간으로 삼아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눈치껏 얻을 수 있는데에 만족하였던 성정체성에 시달리는 우리 청소년들을 위해서라도...
엑스죤을 성인전용으로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성인인증장치를 단다고 해서 청소년들이 들어 오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 '넷치'는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엑스죤은 운영방식으로 볼 때, 솔직히 성인동성애자들에게 절실한 홈페이지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성인들에게는 따분할 수 도 있고... 아래 어떤 분도 말씀 하신 것 처럼 역겨우리만치 지나치게 우아를 떨고 있었던 동성애싸이트 였습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홀딱 벗은 사진쪼가리 하나 없고, 은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화실까지도 폐쇄해버린... 오로지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잔잔하게 토로하는 게시판들만이 운영자의 지나친 검열아래 돌아 가고 있던 이런 사이트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해 버리는 '정통윤'의 기가막힌 '인터넷 등급제'에 손을 들어 줄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성인전용'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청소년에게 유해할 정도로 '음란'하다는 것을 너 스스로 인정하라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3. 법적소송
아무런 지식도 없이 공개적으로 함부로 떠들 수 없는 가장 민감한 부분입니다만 인터넷 등급제의 '피해자'로서 당연히 모색해야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방면으로 생각과 방법을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엄벙덤벙 달겨들 일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생각을 같이 하시는 분들과의 의견교환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어떤 형식이 되었든 저들이 들고 나오는 것이 법이니까 '법적'인 절차는 밟아 져야만 깔끔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으로 짧은 제 소견으로 저질러 버린 '엑스죤 자진폐쇄'의 이유를 말씀 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합니다.
위의 세가지 생각들을 무시하고 제가 싸이트부터 닫는 것을 먼저 실행하는 것은 소수가 되었든, 다수가 되었든 '차별'과 '검열'을 반대하는 동조자들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 내고, 둔감해져 버린 네티즌들에게는 이런 사실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리기 위한 수단입니다.
또한 한 사람의 동성애자로써 인터넷 내용등급제의 가장 큰 피해 집단인 동성애커뮤너티의 자각을 촉구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한번 더 주지시키기 위한 제스츄어이기도 합니다.
엑스죤의 이번 '행동'에 대한 위와 같은 의도들을 '검열'과 '차별'을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다시 한번 새롭게 깨어 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슬픈 현실을 개탄하지만...
날이면 날마다 머리 쥐어짜내기 식으로 여러 사람들 과의 대책회의로 시간을 보냅니다. 좀 더 많은 두뇌와 동조세력이 아직까지는 많이 필요하지만...
구하면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걱정을 함께 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같은 행동에 동참한 사람으로써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