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등급제 누락' 국회-정통부 딴소리
“더 연구해 보기로 해 법에서 들어냈다.” “시민단체가 반발해 표현을 바꾸기로
한 것이지 인터넷 내용등급제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회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인터넷 내용등급제
항목을 뺀 것을 두고, 당시 법안 심사에 참가했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의원들과 정보통신부 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국회로부터 인터넷 내용등급제 추진 중단을 요구받은 적이
없고, 정통부는 지금까지 한치의 흔들림 없이 인터넷 내용등급제를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법 개정안 심사 때는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반발이 심하니 표현을 바꾸는 게 좋겠다는 지적을 받아
그렇게 했다”며 “그래서 별도 항목으로 돼있던 것을 빼는 대신 `정통부 장관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내용 선별 소프트웨어를 개발 보급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었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법안 심사를 맡았던 국회의원들은 한결같이 연구·검토 시간을 더
갖기로 하고 법에서 관련 조항을 뺐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당시에는 분명히
인터넷 내용등급제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법안을 검토했고, 정통부에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나은 방안을 찾아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동의를 받을
때까지 시행을 미루기로 한 것”이라며 “이후 인터넷 내용등급제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협의도 한 적이 없고,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단체의 의견을 모았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도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이 반대해 추진을 중단하기로 하고
법에서 뺐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또 “정통부가 국회에서 법에서 인터넷
내용등급제 항목을 들어낸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내용등급제 반대 운동을 펴고 있는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실장은
“정통부가 인터넷 내용등급제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여론은 물론 국회의 입법 취지까지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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