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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에 의한 자유로운 소통, 이용의 규제
주 철 민 (공유적 지적재산권 모임, IPLeft)
인터넷의 탄생
전 세계 수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자유로운 소통의 매체인 인터넷은 아니러니
하게도 냉전시대 미국의 국가 주도 프로젝트 중의 하나이다. 냉전시대 소련이
인류최초의 유인 유주선을 발사하자 자존심이 상한 미국이 이에 대응하고자 1960대
후반 군사기술개발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대학, 연구소, 정부기관을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하여 묶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이 인터넷의 시초이다.
이를 ARPANET이라 불렀는데 소련의 핵무기 공격에 의해 네트워크의 한부분이
파괴되어도 자동적으로 정보를 우회전송하는 방식, 즉 중앙 집중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병렬 분산형으로 설계 되어진 이 시스템은 이후 미국전역의 수많은 대학,
연구소 등으로 연결되었다. 이후 인터넷은 초기의 탄생 목적보다 학술적인
목적으로 보다 많이 이용되어져 왔고 일부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해서 누구의
간섭도 없는 자율적인 질서아래 스스로의 자발적인 네티즌 문화를 만들어왔었다.
이들은 상업적인 문화를 배제하고 스스로 정보를 공유하며 해킹등을 통한
집단적이고 정치적인 의사 표현까지 자발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적어도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의 전 세계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의사 소통과 정보
공유를 기초로 자유로운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이는 전자 민주주의의
가능성등 많은 사회적 변화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로 인터넷의 상업화화 함께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
저작권과 국가 자본의 검열 강화등의 이유로 이러한 문화는 많은 부분
퇴색되어갔다. 이 중에서도 우리는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통제의 수간으로서의
저작권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확장되어가는 지적재산권의 영역
80년대 초에 엄청난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미국은 이러한 적자에서 탈출하고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지식들에 대해서 이를 자본주의 생산물로 환원시키고자
하였다. 미국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으로 하여금 강제적으로 무역관련 지적 재산권 협정 TRIPs 등 지적 재산과
관련된 무역 협정에 가입하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 등 제1세계에서 사용하는
기준이 다른 모든 나라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요구하였다. 자신의 물건을
팔아먹으려면 다른 나라들 역시 동일한 보호장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적재산권 제도가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정보가 강력한
자본주의적 생산물로 인정받게 되는 시기는 이때부터이다. 이 시기부터 지적재산권
제도는 빠르게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생명체, 비즈니스 모델 및 데이터
베이스 등 이제 생산된 모든 정보에 대해서 그에 대한 소유권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여기도 모자라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보호법등은 그 소유권을
이중삼중으로 인정하려 하고 있으며 이미 주인없는 정보에 까지 그 권리를
확장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생산된 수많은 정보의 사용을 제한한다.
지적재산권 제도가 특정인에게 그 정보에 대한 이용의 허용을 통해서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 허가를 받지 못한자는 그 정보에 대해서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디지털 사회는 정보 저장, 전송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로 인해 아날로그 시대의 정보 생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들이 생산되고 있다. 끊임없이 생산되는 정보들 속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는 자꾸 줄어만 간다면 일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와 누군가의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구별해 내는 것도 쉽지 않게 된다. 또한
구별되어진 정보 역시 그 배재권 때문에 훨씬 더 비싼 가격에 정보가 팔릴 것이다.
원래 자유로운 사용이 보장된 정보에 독점적 권리를 통해 오직 돈 있는 자만이 그
정보의 사용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방식은 가난한 대다수의 민중들을 범죄자를
만들고 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자. 누구 하나 불법소프트웨어 써보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인터넷 상의 정보들을 사용할 때 일일이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고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범법자이다.
공정 이용(Fair use)의 축소
최근 몇 년사이 저작물 이용에 대한 제약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였다. 그전까지
자유롭게 사용하고 이용하던 부분까지 불법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한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작물과 같은 무채물에 대한
소유를 유채물에 대한 소유와 같이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경향은 그 동안
저작물의 공정 이용의 범위에 들던 연구, 비 상업적 이용의 범위가 크게 축소되고
저작권자의 권리를 강화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저작물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관념이 최근 몇년 사이에 심각하게 붕괴당하고 있다. 최근의 저작권 강화
추세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작용하여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자의 권리가 마치
자연적인 권리인 것처럼 인식되어지고 있다. "허가없는 저작물의
이용=도둑질"이라는 등식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등식이 과연 처음부터 당연한 인간이 자연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였는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
유채물에 대해서 법은 그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소유권은 배타적인
권리가 자연스럽게 획득된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컴퓨터를 둘로 쪼개서 나누어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소유권은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자신이
죽더라도 상속에 의해서 그 권리가 존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적 생산물이라
불리는 저작물의 경우 유채물에 존재하는 배타적 권리가 사라지게 된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mp3 파일은 간단한 카피를 통해 다른 사람과 얼마든지 공유할 수
있다. 또한 그 권리의 기간 역시 현행 법으로는 저작자의 사후 50년이 지나면
권리를 소멸되게 되어있고 그 안에서도 신문이나 논문, 도서관 등 교육과 연구
보도등으로 사용할 경우에 정당한 이용으로 자작권자의 동의없이 사용할 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즉, 저작물에 대한 배타적인 권리를 유채물에 대한 권리와 동일시
하여 자연적이고 절대적인 권리로 인정하는 것 자체는 현행 법이 인정하는
범위조차 넘어서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저작물의 공정 이용과 사후 50년이라는
기간을 제한을 두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저작권제도는 창작자에 대한 자연적인 권리의 인정이 아니라 창작자 보호가 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제아래 문화 발전을 위해서 창작자 보호제도라는 형식을
도입한 것이다. 문화발전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창작자 보호라는 수단을 이용한
것이다. 문화발전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창작자 보호 뿐만 아니라 그 이용자 권리
인정해야 했기에 공정 사용의 범위와 저작권자의 권리에 대한 제한을 인정한
것이다. 즉, 문화 발전이라는 측면은 창작자가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이용권이 보장될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러한 공정이용의 범위들은 끊임없이 축소되어가고 있으며
창작성이 없는 디지털 콘텐츠나 데이터베이스에 까지 저작권을 인정해 주려 하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저작권자의 권리는 보장되고 있으며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창작자 못지 않게 이용자의 권리 역시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저작자의 저작물은 끊임없이 그 이용자와의 소통과 교감으로 함께 호흡하게
되며, 작품이나 음악등 저작물의 경우는 그것을 읽고 듣는 이용자와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즉, 저작물의 경우에 있어서
창작자/이용자의 이분법적인 구분이 아니라 창작자와 이용자의 교감과 소통을
통해서 저작물의 가치가 정해지는 것이다. 또한, 최근 인터넷 기반의 기술 발전은
생산에 필요한 최소 비용을 감소함으로 인해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직접 자신의
글과 음악, 영상등을 창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이러한 창작자와
이용자와의 구분도 과거의 그것과는 확연히 구분되고 저작물을 창작하기 위해서
창작자가 가장 많은 저작물을 이용한다고 볼 때 창작자에 대한 과도한 권리는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창작자의 권리만을 당연하게 인정하였을 뿐, 이용자의 권리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저작권 제도가 문화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발전되어 왔다면,
저작물이 창작자와 이용자와의 소통과 교감에 의해 그 가치가 부여된다는 점을
인식할 때, 그에 해당하는 이용자의 권리도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계속해서 창작자를 비롯한 저작권자에게만 그 모든 권리가 집중되어온 반면에
이용자의 정당한 이용의 권리는 계속해서 축소되어져 가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냅스터/소리바다 사건에서도 오로지 창작자나 저작권자를 중심으로만 이야기 될 뿐
그것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침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기에 공정 이용에 대한 부단한 투쟁으로 이용자의 권리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다음의 사례는 저작권의 공정 이용에 대한 제약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냅스터/소리바다만큼 사례 뿐만 아니라 최근에 벌어지는 많은 사례에서 이용자의
공정한 사용을 제한하는 사건과 판결들이 잇따르고 있다. 2000년 8월 17일
뉴욕(New York) 지법 판사 루이스 캐플란(Lewis Kaplan)은 2600 엔터프라이즈(2600
Enterprise)가 DeCSS 소프트웨어를 온라인으로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DeCSS는 영화 DVD의 보안 장치를 풀어 PC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스칸디나비아의 한 프로그래머가 리눅스 컴퓨터에서 DVD를 재생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DeCSS는 보안 장치를 푸는 것인데, 이를 DeCSS가
무단 복제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배포를 금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접 DeCSS를 공개하거나 다른 사이트의 링크를 공개하는 것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DeCSS는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리눅스 시스템에서 DVD를 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용자들 스스로 DeCSS라는
리눅스용 DVD 구동기로 개발한 것이었다. 최근 판결은 이러한 행위까지 저작권법
위반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인터넷에서의 링크 문제
인터넷 이용의 제약은 저작권 강화 경향과 맞물려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중 하나가 링크의 문제인데 링크란 HTML 문서간을 서로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현재 접속해 있는 홈페이지 안에서 그 안의 문서를 연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홈페이지 역시 링크 기술을 통하여 내가 현재 접속해 있는 페이지
안에 다른 홈페이지의 내용을 불러 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일부 홈페이지 운영자는 웹 페이지의 광고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배너나 아이콘 광고가 화면에 나타나지 않게 될 수 있고 이는 광고
수입에만 의존하는 사이트의 경우, 광고 효과를 얻지 못하게 되므로, 링크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이트가 광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원칙적으로 경제적 손해 여부에 따라 저작권 침해 여부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인터넷에서 링크 자체가 가지는 정보 공유와 소통의 역할을 감안했을
때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기업의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 웹을 통해 자유롭게 정보를 이동시키고 공유한 결과이므로 인터넷은 인류
공유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웹에 자신들의 문서를 올리는 저작자들은 다른 이들이
그 문서에 링크시키고 또 다운로드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또한 자신의 저작물이
자신의 명예와 의도를 해치지 않는 한 자유로운 이동과 개작을 묵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웹에 자신의 저작물을 올리는 전체적인
목적이다. 일부의 이해에 맞게 인터넷 환경의 저작권법을 강화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목적으로 제약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인터넷
이용자를 정보의 생산자(기업)와 소비자(또는 이용자)로 나누어 놓게 된다. 이것은
곧 소수에 의한 정보 독점을 의미하며 인터넷에서의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정보공유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와 데이터 베이스 보호문제
올 초부터 정부는 디지털 콘텐츠 보호법/데이터 베이스 보호법/개정 저작권법의
입법 청원 등 창작성이 없는 디지털 콘텐츠의 보호문제가 끊임없이 법제화하려
하고 있다. 기존 저작물의 디지털화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하고자 하고 있으며 개정
저작권의 경우 기술적 우회 조치에 대한 비친고죄와 ISP에 대한 책임 문제까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저작권의 극단적인 강화 조치는 필연적으로
이를 이용하려는 이용자의 권리를 축소하게 된다. 기존의 저작권자와 함께 이를
디지털화한 자에게 권리 부여는 가뜩이나 저작권의 과도한 보호로 인해 침해당하는
이용자의 권리를 더욱 더 축소할 것이다. 이러할 경우 인터넷 이용자는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상당수의 정보가 그것을 가공하고 재배열했다는 이유로 그것을
이용하는데 디지털화한 권리자에게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다 ISP의 책임부과 문제는 온라인 이용자에 대한 직접적인 검열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저작권자의 권리 강화는 온라인 상에서 광범위하게 저작권 문제가
야기될 것이고 이용자에 대한 개별적인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한 비효율성과
법적인 판결 이후의 책임 능력 문제로 인해 ISP 책임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문제는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다. 이러할 경우 ISP는 상시적으로 이용자들을 감시하게 될
것이고 이용자 역시 일상적인 자기 검열의 문제에 노출되게 될 것이다.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정보에 독점적 권리가 부여 된다면 누가 자유롭게 인터넷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남의 저작물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창작물을
만들 자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이처럼 강화되는 저작권법은 결국 인터넷을
소수의 권리자에게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넘겨주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저작권의 정치적 이용 사례
저작권은 경제적 억압뿐만 아니라 정치적 억압의 기제로도 사용된다. 정보의
사용에 대한 배타적 권리의 이용은 원하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에서 그것의 사용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적 민주주의가 비교적 잘
갖추어진 제 1세계 국가들에 있어서 국가나 자본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의 강화와
민중의 지배를 위해 폭력적이고 직접적 검열을 행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민중과 시민단체들은 거센 시위와 의회 로비를 통해서 그러한 감시와
검열을 수단을 쉽게 자본과 권력이 가지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저항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지적재산권제도이다.
자본주의가 성숙한 사회에서는 제도적 민주주의의 성장과 함께 민중에 대한 억압
기구를 직접적 형태로 사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재산권의 개념을
도입하면 모순을 은폐하면서 전혀 다른 접근 방식으로 검열과 감시, 억압 행할 수
있게 된다. 민중에 대한 직접적 억압 대신 재산권의 행사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즉 지적재산권 제도를 정치적으로 이용함으로써 민중을 억압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 위에 재산권을 동원하여 재산권의 정당한 행사를
위해서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세련된 논리로 무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문제의 핵심인 권력과 계급의 문제를 수평적인 재산권 싸움으로 은폐함으로써
민중들이 쉽게 저항하지 못하도록 한다. 아직 지적재산권을 본격적인 억압의
기제로 사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그 제도의 속성상 이러한 가능성은 충분하게
보인다. 아래의 사례들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는 노동운동의 탄압으로 저작권을 이용하고 있다. 얼마전
포항제철(이하 포철)은 삼미특수강노동자들의 안티포스코
홈페이지(http://antiposco.nodong.net)가 포스코
홈페이지(http://www.posco.co.kr)의 디자인을 그대로 패러디한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이 홈페이지 운영자를 상대로 도안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냈다. 이 가처분신청에서 "피신청인은 포스코 로고와 포스코 빌딩
배경화면 등을 사용해선 안 된다"며 부분인정 결정이 내려졌다.
삼미특수강은 1997년 포철의 자회사인 창원특수강에 인수될 때 약 245명의 삼미
노동자들을 해고하였다. 안티포스코 홈페이지는 이에 항의하고 재고용을 주장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포철쪽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안티포스코 홈페이지에 담겨
있는 내용이 올바른지 여부와 상관없이 회사 홈페이지 디자인을 모방한 만큼 이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저작권은 영업상의 불이익이
있거나 경쟁관계에 놓여 심각한 피해를 입었을 때 적용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안티포스코 사이트처럼 비영리 목적인 사이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세계 유수 기업의 패러디는 일반적인 표현형태인 것이다.
1980년 조지 먼스터와 리처드 왈쉬는 「호주의 국방외교정책에 관한 문서
Documents on Australian Defence and Foreign Policy 1968-1975」를 발행했는데,
이들은 이 책에서 베트남전쟁 참전,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침략의 발단이 된 사건
및 그외 정부의 여러 비망록, 브리핑과 기타문서를 전재하였다. 이 문서가
공개되면서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된 호주정부는, 형법과 저작권법을
내세워 임시금지명령을 발부하는 이례없는 조치를 취하여 판매 중인 책을 모두
압수했다. 이 책의 내용을 발췌해서 실었던 두 개의 주요일간지 역시, 인쇄가
중지되었다. 호주 고등법원은 형법을 적용하지는 않았지만 정부소유의 저작권에
의해 그 자료들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에 먼스터와 왈쉬는 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요약과 단문인용을 사용해서 새로 책을 제작했다.
최근에 강화되는 저작권의 경향은 인터넷을 자유로운 소통과 정보 공유의
공간으로 만들어 왔던 수많은 이용자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인터넷의 상업적 이용 이외에는 어떠한 가치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 지금의
현실에서 그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도둑질을 그들은 아무런 꺼리낌없이 행하고
있다. 지금의 자유로운 인터넷 공동체를 만들어온 수 많은 이용자에게서 인터넷
공간을 훔쳐가려는 이들의 도둑질은 과연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자유로운 이동과 공유가 보장되고, 이러한 자유로운 인터넷 환경을 만드는
것만이 인터넷을 소수에 의한 독점으로부터 인류 공유적 자산으로 발전시키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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