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내용등급제 반대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시행령안에 대하여 -
○ 일 시 : 2001년 4월 26일(목) 오전 10시
○ 장 소 : 안국동 철학마당느티나무 (지하철3호선 안국역 1번출구)
○ 내 용 * 사회 :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정책실장)
- 참석자 소개
- 기자회견 취지 : 김진균 대표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 시행령 검토
. 법조계 의견 : 장유식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
공익법센터)
. 학계 의견 : 백욱인 교수 (서울산업대 사회학과)
. 시민단체 의견 : 강내희 교수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정책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 노회찬 부대표 (민주노동당 부대표)
- 질의응답
<기자회견 취지문>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1. 정부는 지난 23일 공청회를 갖고 인터넷내용등급제 시행을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시행령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논란 끝에 삭제되었던 인터넷 내용등급제가 그 하위법령인
시행령을 통해 부활한 것입니다.
2. 사실 올해 초부터 자살사이트 등 '극단적인' 인터넷 사이트들이 연일 언론에
소개되면서 인터넷의 '불건전'하고 '반사회적'인 경향이 이 사회의 걱정거리로
등장했습니다. 또 어떤 충격적인 사이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나서서 인터넷 차단 목록을
만들고, 이를 배포하거나 PC방에 강제하는 한편, 인터넷내용등급제의 시행을
공언하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런 일입니다.
더욱 우려스런 점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급격히 잦아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극단적'이고 '엽기적'인 인터넷 사이트들 앞에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할 수 없는 상황, 그
자체가 인터넷 자유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가장 뚜렷하게 증거합니다.
3.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 속에서 표현의 자유는 제한적이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선언되었지만 그 물적 수단은 언론과 권력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명
이후 누구나 스스로 국경을 넘나들며 자유로이 표현하고 출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인터넷이 우리에게 제공한 민주적 가능성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편집자에 의해 선택되는 엄격한 사실 정보와 투철한 예술혼만이
'표현'으로 인정되었지만, 이제는 아래로부터 직접 생산되는 정보들, 그런만큼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고 가볍고 거친 표현도 제각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가 '날 것 그대로의 표현'을
만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대중미디어가 그랬듯 인터넷 미디어의 등장 역시
'표현'과 '문화'의 의미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술이 가져온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며, 특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표현물과 표현 욕구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4. 그러나 '불온'이야말로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인터넷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어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 논란은 '새로운 미디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전형적인' 것입니다. 때로 '불건전',
'반사회적'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불리기도 하는 '불온'은 영화, 음반, 서적 등
다른 매체에서는 사회적인 투쟁의 결과로 이미 없어졌음에도, 인터넷에만 유일하게
남아 있는 냉전의 산물입니다.(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불온통신의단속') 자살
사이트의 폐쇄는 사실 청소년 보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불온'하기 때문에 차단되었으며 '막무가내로' 차단되었던 것입니다.
즉 권력은 어떤 표현을 허용하고 또 어떤 표현을 제한해야 할지를 두고 자기
입맛대로 '차단선'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차단선'은 매우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 비밀리에 그어지며 실제 인터넷에서 표현을 하는 이용자들은 그 선이 어디에
그어지는지 알 수도 없고 그에 대한 의견도 낼 수 없습니다. 이것은 검열입니다.
5. 지난해 말까지는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통신질서확립법(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개정안)'과 '인터넷내용등급제'에
반대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드높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불온한 인터넷에
대한 폭로가 갑작스럽게, 어느덧 모든 제도와 담론을 장악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체제가 우리로 하여금 '표현의 자유'보다는 '표현하지 말아야 것'을 더 의식하도록
길들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불온한 인터넷은 불온한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정부가 만들어서 배포한 불건전 사이트의 목록은 금서의 목록이며 검열
목록입니다. 그것은 자유를 박탈당한 인터넷의 초상이자 위축된 우리의
모습입니다.
6. 다시 한번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강력한 호소가 필요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절로
획득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행동에 나설 때입니다. 네티즌과
시민사회단체들 모두, 스스로의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정부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시행령안은 반드시
저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내용등급제의 시행을 골자로 하고 있는 이
시행령은 정부가 인터넷을 검열하게 하고 표현의 자유를 결정적으로 위축시킬
것입니다.
이에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정부가 국민의 여론에 귀기울일 것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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