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자유게시판’ 폐쇄 물의
국민일보 2001-10-11 30면 (사회) 01판 뉴스 1046자
정보통신부가 행정기관 중 처음으로 인터넷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사이버시위와
명예훼손의 온상이 된다는 이유로 전격 폐쇄했다.이같은 조치는 최근 모 구청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특정인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비리내용을 올려 명예훼손
혐의로 첫 구속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다른 행정부처 등 정부기관도 동조할
움직임이어서 사이버민주주의에 대한 논란과 네티즌 반발 등 파문이 예상된다.
정통부는 11일 홈페이지(www.mic.go.kr)를 통해 “일부 네티즌들이 익명성과
신속성,광범위한 파급성을 악용해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역기능을 막기 위해 실명제를 도입했으나 실명확인 곤란
등으로 이용문화가 개선되지 않아 부득이 자유게시판 운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자유게시판에 올려진 글을 분석한 결과
사이버시위(34%)와 명예훼손(비난) 및 비방·고발(27%)이 전체의 61%를 차지한
반면 건의와 질의는 각각 10%와 14%에 지나지 않았으며 폐쇄에 따른 보완조치로
‘정책포럼’ ‘전자공청회’ ‘사이버폴(여론조사)’코너를 신설하고
사이버민원실을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나봉하 정보이용보호과장은 “미국,일본,영국 등 언론의 자유가 세계 최고라는
선진국의 정부기관 어디에도 자유게시판을 운영하는 사례는 없었다”며 “정부 내
상당수 기관들이 각종 정책에 대한 의견수렴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욕설,비방 등이
판치고 있는 자유게시판을 존속할 지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97년 9월 개설한 정통부 홈페이지는 현재까지 920여만명이
방문,정부기관 사이트 중 인기 사이트로 꼽히고 있으며 99년 4월 마련한
자유게시판에는 3만여건의 네티즌 글이 게시됐다.
이에 대해 진보넷의 오병일 사무국장은 “자유게시판 운영에 역기능과 부작용이
있다면 운영방식을 개선해야지 일방적으로 폐쇄하는 것은 정부기관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며 “특히 열린 행정과 전자정부를 지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견을 알 수 있는 게시판을 폐쇄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정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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