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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941
글쓴날 : 2001-10-24 11:34:27
글쓴이 : 클리핑 조회 : 798
제목: [뉴스메이커] 공안망령 인터넷서 부활하는가

뉴스메이커  2001-08-16  0437호 

[커버스토리]‘公安망령’인터넷서 부활하는가

-청소년 보호 빌미 사회단체·반DJ 사이트‘불온’혐의 제재… 엽기·섹스물은
방치‘아리송’- 

지난 8월 3일 아침 사회단체들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이들 단 체에 웹
호스팅을 하고 있는 사람들.net이 회선 사업자인 웹 데이터 뱅크로부터 사이트
접속을 차단당한 것이다. 결국 90여 개에 달하는 홈페이지들이 순식간에 폐쇄되고
말았다. 

다행히 사람들.net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윤리위)의 시정 요구가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회선 사업자를 설득해 이날 오전 차단 조치는 풀렸다. 윤리위는
이보다 이틀 앞서 온세통신, 한국인터넷데 이터센터(KIDC) 등에 500여 개
사회단체들의 웹 호스팅을 맡고 있 는 진보네트워크센터에 서비스 폐쇄를
요청했다. 

이 조치가 현실화됐을 경우 진보네트워크(진보넷) 서버를 통해 운영 되는
민주노총·한국여성단체연합·녹색연합 등 500여 사회단체들의 웹 사이트가 문을
닫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윤리위가 전기통신 사업자에게 게시물의
삭제 혹은 사이트 폐쇄를 요구한 적 은 많았지만 진보넷의 경우처럼 회선 제공
업체나 서버 호스팅 업체 에 시정 요구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건의 발단은 7월 중순 진보넷 등 8개 사회단체 홈페이지의 자유게 시판에 올려진
‘구국의 소리’라는 글에서 비롯했다. 당연히 윤리 위는 불온통신 혐의가 있다고
심의, 같은 달 31일 법에 정한대로 전 기통신 사업자에게 해당 정보의 삭제를
요구했다. 

“그 게시물과 상관없는 수백 개 사이트까지 모두 차단시키려는 조 치가 과연
타당합니까? 또 사이트 운영자나 웹 호스팅 사업자에 대 한 시정 조치가 아닌 정보
삭제 권한이 없는 회선 사업자에 시정 조 치를 내렸어요. 이는 구국의 소리
게시물만을 대상으로 한 제재 조 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회단체를 격리시키려는
의구심마저 듭니 다.”(진보넷 장여경 정책실장) 

윤리위의 입장은 물론 다르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16조 4항에 의해 전기통신
사업자에게 해당 정보의 삭제 등 시정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법에 규정한
전기통신 사업자들에게 시정 요구를 한 겁니 다.”(윤리위 관계자) 

▲“사회단체를 격리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보넷은 전기통신 사업자로 등록돼 있으며 윤리위로부 터 직접 시정
요구를 받은 적도 있다. 사회단체들은 최근 일련의 조 치를 볼 때 지금 인터넷에
공안바람이 거세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예로 안티DJ사이트 폐쇄를 비롯해 교사
김인규씨 홈페이지와 자 퇴생 사이트(아이노스쿨) 폐쇄를 든다. 또 퇴폐와 무관한
‘이반시 티’ 등 동성애 사이트가 하나둘 사라지는 것도 한 예로 꼽힌다. 

명분상으론 청소년 보호를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 판단 기준은 청소 년에게
유해한지 여부가 아니라 정부가 보기에 청소년에게 유해할 것 같은 내용들이
‘유해한 것’으로 지정된다는 것이다. 김인규 교 사 홈페이지 및 아이노스쿨의
폐쇄는 사실 청소년 보호와 관련이 있 다기보다는 ‘사회 통념상 불온’하기
때문에 차단됐다는 게 사회단 체들의 설명이다. 실제 이들 사이트 폐쇄 조치는
당초 윤리위 내부 에서도 신중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소년 보호를 앞세운 신 매카시즘이 불고 있습니다. 군소 사이트 의 폐쇄를
지켜보면서 ‘통신 검열이다’ ‘사이버 권리다’ 해서 항의하는 움직임이
있겠지만 ‘청소년을 보호하자’는 명제 앞에 누 가 반기를 들겠습니까?” (박한근
새사회연대 간사) 

사이버 공간에 공안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음란·엽기물은 방 치되다시피 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여자를 노예로 만드는 법 이란 소재를 다룬 비디오를
띄워놓은 일명 SM 사이트. 범죄행위를 미화한 강간왕국. 13세 이하 소녀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은 일명 롤 리타 사이트 등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접 할 수 있다. 살인, 고문 등 혐오감을 주거나 구토나 대변 등 더러운
내용을 담은 엽기 사이트들도 인터넷에 넘쳐난다. 

이들 사이트에선 게시판을 통해 변태적인 행위나 잔인하고 더러운 내용의
글·사진·동영상 등이 난무한다. 토막살인, 강간살인 등 구 체적인 살인 묘사나
귀신 해골 시체 등의 사진·동영상을 제공하는 곳도 줄어들 줄 모른다. 초등학생
살인 사건·소녀 감금 강간 사건 등을 게임으로 만들어 유포하는 사이트도
생겼으며 일부 사이트엔 부검이나 성 전환 수술 장면까지 등장한다. 

이렇게 무차별적이고 저질·변태적인 음란물들이 실제 청소년에게 쉽게 접근하고
있으나 이들은 단속의 칼날을 비웃듯 비켜간다. 

“공포와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폭력에 해당합니다. 모니터링 을 통해 특히
수위가 지나친 엽기 사이트에 대해 시정 조치를 하지 만 주소를 바꿔가면서
도망다니는 사이트가 많아요. 음란물 유포 혐 의가 있는 동호회도 비공개 즉
폐쇄동아리로 운영해버리면 감시할 방법이 없어요. 문제가 좀체 줄지 않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윤 리위 관계자) 

폐쇄동아리도 원래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타인의 시 선을 피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음란물을 버젓이 올려놓고 다른 사 이트에서 링크를 걸어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도록 만 들어놓은 곳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들 동아리는 또 스와핑 클럽으로 활동하고 있어 사회문제화할 소지가 크지만
과거와 달리 제목을 그 럴싸하게 달고 클럽을 운영한다고 그는 전한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최근 100여 개 엽기 사이트를 대상으로 모니 터링한 결과,
60개(54%)는 아무런 통제장치가 없었으며 19개(17%)는 경고 문구가, 15개(14%)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돼 있었다. 불 건전 게시물을 보거나 피해를 당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신고센터가 있는 사이트는 7개(6%)에 불과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이트 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경 우도 관련 프로그램이 널려 있어 손쉽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사 회단체들이
제기하는 청소년 보호라는 신매카시즘은 여기선 무용지 물인 셈이다. 엽기
사이트의 폐해가 커지고 있지만 사이트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윤리위 자의적 유해 기준 “이해 못해” 

외국에서 한글로 운영되는 포르노 사이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 해 말부터
윤리위원회는 한국통신, 두루넷 등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를 통해
섹스코리아 등 해외에서 포르노 사이트에 대한 회 선(IP)을 차단했다. 이용자의
접근권 차단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이들 사이트는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다.
하지만 단돈 몇만원으로 IP를 바꿔버리면 이용자들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또
IP 차단 방식은 기업망을 운영하는 곳이나 군소 ISP를 통하면 효과가 없다. 현재
일 부 한글 포르노 사이트들에서는 IP 차단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한편 차단을 행하는 ISP들에 대한 항의를 선동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성인방송국이 한국어 서비스로 무장하 고 국내
잠입을 시도하고 있다. 수입이 그만큼 짭짤하다는 방증이다. 인터넷 성인방송을
운영하고 있는 ㅎ씨는 “최근 당국의 단속 강화 와 경쟁 격화로 존립이 어려울
지경”이라며 “외국에서 운영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외국 에서 서버를 운영하는 경우 운영자가 한국인이면
처벌된다지만 방법 은 얼마든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한다. 

정부의 규제 조치를 무조건 백안시해서는 곤란하지만 규제의 잣대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자의적이어서는 안 된 다. 더구나 만일 정권의
입맛에 맞지않는다 해서 멀쩡한 사이트들이 규제의 희생물로 사라진다면 사이버
문화는 암흑기로 퇴보할 수밖에 없다. 잣대가 행정편의에 따라 비틀거리는 일은
어떻게든 바로잡아 야 한다. 

◆새로운 시위문화 ‘사이트 파업’을 아시나요 

온라인 시위가 등장한 시기는 1996년이다. 당시 클린턴 미 대통령이
통신품위법안에 서명하자 미국의 네티즌들은 이는 수정헌법 1조에 명시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안이라며 온라인 반대 운동에 나섰다. 시위형태는 홈페이지에
푸른색 리본 모양의 로고를 붙이는 ‘블루리본운동’이었다. 

이후 온라인 시위 행동 전술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홈페이지에
항의배너 달기 등과 같이 집단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과
동시다발적으로 항의메일을 보내거나, 상대방의 사이 트에 항의글을 연속적으로
올려 전자적 방식으로 물리적 압력을 행 사하는 행위다. 특히 물리적 압력 행사의
경우 통신질서법 반대 시 위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항의 시위 때처럼 참여자들이
약속한 시 간에 특정 사이트에 동시 접속해 일제히 브라우저의 새로고침 (reload)
버튼을 눌러 서버를 마비시키는 ‘가상 연좌 시위’로 발전 한다. 

그런데 지난 6월 29일~7월 2일의 총 72시간 동안 인터넷 공간에 이 색적인
캠페인이 펼쳐져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사이트 파업’ 이라는 형태로 진행한
온라인 시위가 바로 그것. 인터넷내용등급제 에 반대하는 500여 개 사이트들이
참여한 이 시위에선 참가 사이트 들이 일제히 자신의 홈페이지 문을 닫아버리는
총파업을 단행함으로 써 새로운 방식의 온라인 시위 전술을 선보였다. 

사이트 파업은 굳이 분류한다면 집단적인 의사 표현을 통한 온라인 시위에 가깝다.
자신의 홈페이지 문을 닫은 상태에서 저항의 메시지 를 담은 동일한 초기화면을
일제히 내걸었다는 점에서 ‘블루리본운 동’의 확장판이라 볼 수 있다. 

접속과 클릭이라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손쉽게 참가할 수 있는 다양 한 형태의
온라인 시위는 여론을 빠른 속도로 전파하고 이를 통해 광범위한 연대를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 못할 잠재력을 보이 기도 한다. 

〈박길명 기자 m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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