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윤 폐지해 사이버 민주주의 쟁취하자"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 테마집회
안성배 기자 neteople@hanmail.net
정보통신윤리위원회(정통윤)가 폐지되면, 사이버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가 확보되고
자유로운 정보접근권이 보장돼 사이버 민주주의가 성립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넓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공감대 확산의 계기가 될 행사가 14일 정오에 있었다. 서울 강남역에서
개최된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폐지와 표현의 자유 확보를 위한 테마집회"가 바로
그것. 지난 8월 말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열려온 이 집회는 소속단체들이 순번제로
기획과 진행을 담당하며, 벌써 세 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집회에 참가한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공동행동) 소속 단체 회원 30여명은
정통윤 폐지의 정당성을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이들은 예술가들이 느끼는
창작표현의 자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아직도 우리 문화예술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많음을 실감했다.
정통윤에 의해 수많은 사이트가 폐쇄되고, 이에 대한 항의조차 철저히 묵살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사이버 민주주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심각한
도전과 위협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집회는 이런 위기 의식에 모두
공감하면서 앞으로의 대응방향과 현재 대응방식에 대해 점검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화연대 이원재 정책실장은 최근 영화등급위원회(영등위)에 대한
'검열기관 판결' 결과를 예로 들며 현재 정통윤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는
상태임을 밝혔다. 이 실장은 "정통윤이 영등위보다 훨씬 더 심한 검열기관이며,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는 제도기관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안에
위헌판결이 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조형진 민주노동당 정보통신부 차장의 간략한 경과보고가 이어졌고, 민예총이
그 뒤를 이었다. 민예총 정책기획팀장은 문화연대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예술가가 대중을 만나는 통로의 하나인 사이버 공간이
폐쇄되거나, 사이버 공간의 내용물(예술작품)이 일방적으로 삭제되는 등 사이버
문화예술 발전의 싹이 무참히 유린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민예총 정책기획팀장은 사이버 공간에서 이처럼 문화예술 발전이 심각하게 위협을
맞고 있는 상황은 최근 들어 음비게법 시행령 개정안의 'PC방 음란물차단프로그램
설치 의무화' 조항, 일명 통신질서확립법의 '인터넷 내용등급제' 유사 조항,
전기통신사업법의 '불온 조항'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경우
메가톤급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예술가들
스스로가 표현의 자유 침해 정도를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을 정도로 창작
여건이 열악하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음을 암시했다.
마지막으로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정책실장은 영화등급분류 보류 조항이
위헌판결을 받고, 영화 분야에서 표현의 자유 확보가 일보 진전되기까지 10년 넘는
세월이 흘렀음을 지적하며, "우리의 싸움이 길고 지난하더라도 사이버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를 확보하고, 사이버 민주주의를 쟁취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하자"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참여자들이 12시부터 1시까지 강남역 입구와 인도의 연결지점에서 준비해 간
피켓을 들고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발언을 경청하고 구호를 함께 외치는 등 오늘
집회는 적은 수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열띤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
이번 집회는 공동행동이 주최하고, 민예총과 평화인권연대가 공동 주관했으며,
점심시간을 맞아 강남역을 오가는 수천 명의 시민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2001/09/14 오후 7: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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