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2001년 11월 17일자 (제1979호)
인터넷등급제 첫 희생양, '엑스죤'
정통윤 협박에 최초 게이 웹 커뮤니티 폐쇄
11월부터 시행된 인터넷내용등급제로 인해 사이트가 폐쇄되는 사건이 발생
했다. 지난 9일 국내 최대·최고(最古) 동성애자 사이트인 '엑스죤'이 폐쇄됐
다.(http://exzone.com) 이는 정통윤이 엑스죤에 대해 "유해문구표시, 유해마
크표시, 전자적 표시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협박'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엑스죤은 지난해 6월부터 웹마스터도 모르는 사이에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된 상태였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웹사이트 내용의 음란성과는 상관없
이 동성애는 무조건 '변태적' 성행위와 동급으로 분류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도록 돼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엑스죤 운영자는 올 8월 정통윤에 유해매체물
결정에 대해 재심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역시 '기각'이었다. 정통윤 결정문에
는 "동성애 관련 정보내용 외에 음란성 정보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했지만, 어떤 내용이 '음란'하다는 것인지는 단 한 마디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11월 들어 인터넷내용등급제가 시작되자 정통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에 따라 엑스죤 사이트에 유해마크 표시(적색
테두리에 흑색 19자) 표기 등을 하라"며, "만약 하지 않을 시 형사처벌을 하
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엑스죤 운영자는 "대한민국 최초의 게이 웹싸이트가 정통윤과 청
소년보호법으로부터 공개적으로 협박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을 먼 산 불 구경
하듯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다"며, 인터넷내용등급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
는 항의 표시로 사이트를 자진 폐쇄했다. 엑스죤은 또 "등급제 또는 검열이
나와 내 사이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빠져 있는 사람
들은 빨리 그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엑스죤 사이트는
전면 이용할 수가 없는 상태며, 초기화면은 정보통신 검열반대 공동행동으
로 링크돼 있다.
이에 대해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정책실장은 "인터넷내용등급제가 시행
되면서 잠재적인 것으로만 알고 있던 '위험성'들이 실재를 드러내고 있다"
며, "인터넷내용등급제가 겉으로는 등급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차단'이 그 목적이라는 것을 엑스죤 사건을 통해 분명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 검열반대 공동행동은 엑스죤 폐쇄 사건에 대한 법률적 대응을 비
롯해 정통윤 반대 여론 확산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심태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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