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1-11-29 (독자) 칼럼.논단 06면 45판 846자
<기자메모>'검열' 논란 부른 인터넷 등급제
지난 27일 '인터넷 내용 등급제'에 반대해온 시민단체 대표가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달부터 등급제가 시행된 뒤
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내용 등급제'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를 찾아내 접근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모든 인터넷 정보를 일정
기준에 따라 0∼4등급으로 분류, 4등급에 한해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 등을 통해
접근을 차단한다.
정부는 이 등급제에 대해 청소년을 음란물 등 불건전한 정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와 청소년보호법 등 관련법에 따라 적법하게 도입했다고
강조한다. 정통부 관계자는 "현실공간에서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가 있듯이
인터넷상에서도 비슷한 청소년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는 등급제를 사실상의 '검열'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정보통신윤리위의 분류 기준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연내에 보급될 인터넷내용선별소프트웨어에 대해서도 양측은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정통부는 공공기관과 PC방에 선별소프트웨어를 보급, 청소년
불건전정보를 원천 봉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등급분류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근거로 청소년 접근을 차단하는 것은 편의주의.권위주의적 발상인 만큼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터넷상에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인터넷 내용 등급분류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청소년과 학부모를
포함, 모든 당사자의 '대합의'가 도출돼야 할 것이다.
안치용/ 정보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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