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새 이 게시판에 자주 들어오지 못해서, 예전처럼 올라오는 글을 바로
읽지는 못하고 있답니다. 이전 글을 살펴보니, sun 님의 글이 눈에 띄는데, 나그네
님의 글에 대해 리플을 다신 글이더군요... 새 글들이 마구 올라와서, 미처 보지
못했는데요...

어쨌든... 진지한 글이라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저도, 아동 및 청소년 그리고 당연히 성인에 대한 성폭력을 포함한 폭력, 노동강요
등을 반대할 뿐 아니라, 혐오합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가해지는 폭력과 표현물은 좀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군요... 일단 저는 상상력의 영역에 속할 뿐인 표현물(그것이 어떤 형식이든)은
그 자체로 폭력과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폭력의 범주에 언어폭력과 같은
것도 있습니다만... 언어폭력은 그것이 상대방의 인격을 침해하는 행위이기에
폭력이겠지만, 표현물의 존재자체가 폭력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포르노를 조금 보는 편입니다만... 외국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린
여자아이의 성기를 자극할 때의 반응을 동영상으로 올려놨었더랬습니다.
끔찍했죠... 제가 끔찍하게 생각했던 것은 그것이 그 여자아이에 대한 폭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동영상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능력이 된다면, 폭력을 저지른 그 어른들을 어떻게 해보겠지만, 동영상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어떻게 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표현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저를 비난하시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만... )

남자 아이들사이에서의 강간을 이야기하셨습니다만... 그런 거 저도 어렸을 때
알고 있던 거였습니다. 소설가 손창섭 씨인가요? 기억은 잘 안나지만, 꽤나
자학적인 소설에서 그런 장면이 곧잘 나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실제로
비슷한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는 그 소설 자체를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남자들끼리의 강간... 표현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물론, 현실세계에서 그런 일이 있다면, 엄연한 폭행이죠. (성폭행의 범주에 든다고
생각합니다.) 형법상의 규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표현물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특정한 표현물이 그 정보수용자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하는 데에 있겠는데요...

사실 이것은 꽤나 오래된 논쟁주제 중의 하나입니다.

'포르노가 성폭력의 교과서'(맞나?) 라는 명제도 그렇구요... 이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결론이 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슈퍼맨 흉내를 내려다 떨어져 죽은 아이의 사인은
높은 데서 뛰어내리면 죽는다는 사실을 배우지 못한 데에 있다는 것입니다. 슈퍼맨
때문이 아니구요...

음란물을 보고 그대로 성폭력 행위를 하는 아이가 있다면, 저 같으면 그 책임을
음란물이 아니라, 그 부모들과 교사들 그리고 그 아이의 교육적 권리를 충족시킬
의무가 있는 모든 이들에게 묻겠습니다. 왜, 자기 몸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몸이 소중하다는 것을, 내가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만큼 다른 이들도 그럴 자격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지 못하는 겁니까?

(솔직히 말해서, 작년부터 자살사이트 운운하는 언론과 정부의 호들갑은 자신들의
책임을 인터넷에 떠넘기려는 추잡한 수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폭력, 성폭력 등을 당연히 반대합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의 표현물이 그 원인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그것의 성격이 어떤 것이든)를 접하게 되었으며,
특히 나이가 어린 친구들일수록 눈 앞의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를 더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이 인터넷과 관련한 거짓논란들에
비해 훨씬 더 현실적이고 생산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은 sun 님이 쓰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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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눈을 피해 음란물을 찾아 볼 수 있을만큼 큰 아이들을 말하는게 아니예요. 
우리 아이가 포켓몬을 좋아할 때였어요. 
같이 그림을 찾아주고 싶었죠. 인터넷에는 색칠하기같은 게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 좋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이 만든 개인 홈페이지인 것 같은데.. 홈페이지 마다
야설이 가득하더라구요. 지우와 이슬이가 어땠다.. 야설을 쓴 것도 보니까 글
수준이 초등학생들이 쓴것 같던데.. 
어떤 홈페이지는 성인사이트 배너가 링크되어 있구요.. 
자기가 원해서 찾아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볼 생각도 없었고 관심도 없고.. 볼 준비도 안되어있는 아이들이 우연히 접하게
되었을 때의 충격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저도 초등학교때 113수사본부였던가요? 70년대에 TV에서 방송된 성관계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뻔하지만 초등학교 때 그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도대체 그게 뭔지.. 왜 그러는지.. 왜 아이들이 키득거리면서 저질이라고 하는지..
그 영상은 지금도 남아있죠. 주인공도 누군지 알아요. 그러랑 드라마에서도 성폭행
비슷한 장면이 나온적이 있죠.. 
그래서.. 그것때문에.. 지금 큰 영향을 받느냐고.. 하면 글쎄.. 생활의 위협을
줄만큼 심각한 것 아니었다고 할 수 있지만.. 
인터넷 영상이란게 그정도입니까? 여자 생식기에 도마뱀이 들어가있고 총이
들어가있고.. 유리병, 오이, 가지.. 온갖게 들어가 있는 그림에다.. 항문성교,
등등.. 
음란물차단 소프트웨어를 깔라구요?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가 100% 차단하지 못하고.. 어떤 경우에는 필요한정보가
차단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거 역시 정부나 업체에서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닌가요? 
언제부터 남에게 의지하셨냐구요? 
저도.. 제 나름대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합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도 할 일이 있죠.. 
그나마 저 처럼 인터넷이 뭔지도 대충은 알고.. 음란물차단 소프트웨어 사다가
설치할 돈과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다행이죠.. 
그게 아니더라도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윈도우 탐색기나 캐쉬파일등을 찾아보면
아이가 어떤 사이트를 주로 보는지 알 수 있죠.. 
그런데.. 그런 정보와 돈에서 소외된 계층의 아이들은요? 그런 아이들은 정부에서
도와주어야 하는 건 아닌가요? 
물론 저도 정부에서 정한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알아요. 전체를 안보고
국소적인 표현을 걸고 넘어지거나 생식기 노출 위주의 기준... 기계적이죠.. 
그리고 만약에 등급제가 실시되더라도.. 말 그대로.. 자율등급이 되길 바라구요..
아동학대나 아동성학대, 아동노동착취 등과 관련한 법이 강화되기를 바래요. 
하지만.. 엄마된 입장에선 개인 사회 국가 합심해서 다각적으로 청소년 특히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래요. 
그것을 어떻게 운영하느냐.. 합리적인 기준은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법률적인
처벌은 어찌할 것인지.. 뿐인가요.. 아동이 성폭행당했을 때 경찰에서는 어떻게
할건지.. 
할게 한두가진가요? 
그거 아세요? 요즘 남자아동이 남자 청소년한테 성폭력당하는 사건이
늘고있다는거.. 음란물 보고 배운 것이죠.. 
전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청소년이 가해지가 되는거..
유아(심지어 영아도..)가 성폭행의 피해자가 되서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사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구요? 엄마니까요.. 내 딸과 내 아들이 다치지 않길 바라니까요..
표현의 자유보다 내 아이들이 중요하다고 해서 이기적이라고 비난하신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아이들이 다치는 건 원하지 않아요.